대한민국, 사시사철 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치는 진부령 끝자락. 강원도 용대리 마을의 황태덕장이다. 단비라도 기다릴까. 아가리를 힘껏 벌린 녀석들이, 덕목 아래로 빼곡히 널려져 있다. 송곳 같은 칼 바람에 꽁꽁 얼어버린 녀석들은, 서로의 몸을 부딪히며 달그락 소리를 내고 있다. 그 중 한 녀석의 몸은, 서서히 움츠러들고 있었다. 날카로운 노끈에 턱이 베인 녀석은, 혹여 무리들과 떨어지지나 않을까 안간 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 녀석의 마지막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