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민준(27)은 택배 상자를 들고 계단을 오른다. 그의 주변에 흐르는 라디오에서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발사, 미세먼지, 균열 원전 뉴스 등 크고 작은 일상의 뉴스가 흘러나온다. 아침이 되어서야 일을 마친 민준은 편의점에서 1+1 인스턴트 음식을 사 후미진 골목의 트럭 안에서 조용히 식사를 마친 뒤 겨우 잠에 든다. 그러던 중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로 민준은 그의 무너진 가족을 또다시 마주한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부모, 구석에 웅크린 채 겁에 질린 형, 그리고 반복되는 말.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알아?”
한때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잊힌 가문의 이름은 막내 민준에게 무거운 굴레가 되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낯선 점성학자가 민준의 마음에 새로운 불을 지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