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옥(여, 68)은 허름한 연립 단칸방에서 살아가는 독거노인. TV도, 컴퓨터도, 핸드폰도 없이 오래된 집 전화기 하나와 트랜지스터 라디오 하나만 두고 적막한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그의 유일한 벗은 반려묘 ‘월’과 ‘령’ 둘 뿐. 그리고 서랍장 위에 어린 딸의 낡은 사진이 든 액자 하 나만이 전부인 삶. 어느 날 예순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한 순옥은 지역 주민센터의 생일 축하 방문을 받게 되고, 비로소 오늘이 자신의 생일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문득 오랫동안 연락 이 끊겼던 딸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매몰차게 대화를 거부당한다. 그리고는 고양이 밥을 챙겨 주려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져 정신을 잃는다. 한참이 지나 눈을 뜬 순옥은 자신의 집에 방문한 딸 정희(여, 32)와 손주 연지(여, 7)의 모습 을 본다. 오랜만에 해후한 3대의 가족은 순옥의 생일을 맞아 그들만의 조촐한 만찬을 맞이하 게 되고, 순옥은 새삼 감격에 젖는다. 그리고 떠나려는 딸에게 생일 선물 삼아 하룻밤 묵어가 주기를 부탁한다. 나란히 누운 세 명의 모녀들. 고요한 가을밤, 오래전 어린 정희가 잊었던 자 장가를, 순옥이 기억해 불러주며 평화로운 밤이 흘러간다. 그리고 그 밤, 그들은 오랜 상처로 인해 남겨진 앙금같은 미움이 아닌, 한순간이나마 서로를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