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우리의 삶들은 어딘가에서 서로 맞닿아 있다. 세상 곳곳에 흩뿌려져 있는 각자의 경험은 낯설지 않고, 다큐멘터리는 그들과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실을 만나게 한다. <친밀한 가족>은 로드무비이다. 어린 시절 가족이 함께 살던 동네, 엄마의 죽음 이후 떨어져 살아야했던 아버지, 돌봐줄 사람이 없어 시설에서 지내는 동생을 만나러 간다. 감독은 자신의 가족을 평범하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정말 나의 가족은 평범하지 않을까? 가족이란 무엇이기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일까? 흩어져 있던 경험의 자국을 덤덤하게 걸어가며 부재를 통한 친밀함을 확인하는 작품이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은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블루스 뮤지션이 된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을 담는다. 첫 녹음, 기분이 어떠냐는 물음에 ‘영정사진 찍는 기분’이라 고백하는 그의 눈빛은 설렘보다 불안함이 커 보인다. 해학과 위트로 가득한 그의 노래는 그의 삶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블루스가 된 그의 삶, 오랜 세월 변치 않는 음악의 힘처럼 불안하지만 후퇴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