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라는 추상적 관념을 세 가지 에피소드로 나누어 표현한 작품. 저 멀리 풍경 속으로 사라지는 남자의 롱숏, 롱테이크의 깊이, 성행위의 깊이, 창밖 풍경을 포착하는 줌 렌즈의 이미지 깊이 등 하나의 개념으로부터 출발해 다양한 이미지 형상화를 실험한 작품. 첫 번째 이야기는 사전적 의미의 명사로 ‘겉에서 속으로 멀게’라는 뜻의 깊이를 말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욕망과 욕구 즉 감정의 깊이를 말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양쪽의 거울 속을 보는 것과 같이 반복되는 말들 속에서 알 수 없는 그림자의 끝자락과 햇볕으로 물음을 던지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