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디딘 순간. 우주선 챌린저호가 폭발하던 순간. 이것은 다름 아닌 인류의 집단적인 희망과 꿈을 반영하는 그런 순간이다. 인류가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이며 또 그 단계가 끝나는 순간을 상징하는 것이다. 1957년 구 소련은 세계에서 최초로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는 스푸트닉 계획의 흥분에 사로잡혀있다. 요리사이며가끔 권투선수로도 뛰는 콘욕은 남한테 잘 속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상주의자다. 그런 그가 전직 정치범이며 망명을 꿈꾸는 게르만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콘욕은 자신의 조국이 곧 경직된 사회에서 풀려나고 편집증적인 억압이 풀리는 자유의 시대가 올 것을 본능적으로 믿지만 게르만은 그것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감독은 등장인물들이 우주를 하나의 꿈의 영토로 받아들이는 것을 보여주며 도대체 자유란 무엇인가- 정치적인 자유 뿐만 아니라 영적인 자유까지- 하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를 사는 러시아인들이 과거 망명을 시도하고자 했던 윗세대의 절실함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것을 감안한 감독은 그때와 지금의 달라진 상황을 비교하는 것에 앞서 시간을 초월하는 자유에의 의지에 영화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