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날, 세 명의 백수 건달 백주대로에서 한 젊은이를 납치한다. 납치범들이 사주는 음료수 값을 자신이 지불하겠다고 할 정도로 순진한 대학생인 다이지로. 그는 납치된 피해자라기보다는 마치 그들의 여행에 우연히 끼어들게 된 동행자처럼 그들과 함께 하게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의 공포감은 점점 묘한 호기심과 친근감으로 바뀌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납치된 또 다른 인물을 다이지로가 사고로 살해하면서 그들의 기묘한 관계는 종말을 맞게 된다. 아스팔트를 달구는 강렬한 태양과 끝없이 펼쳐진 새하얀 백사장,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세상에 어둠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공간은 이렇게 환하게 빛나지만, 그토록 밝은 세상을 배회하는 그들의 표정은 짜증과 권태로 가득찬 무표정이다.